"美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동아시아 정책들"
"美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드러난 동아시아 정책들"
<1> "美 국방 후보자 헤그세스, '北 핵보유국' 지칭"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부 장관 지명자가 14일(현지시간) 연방 상원 인사청문회에서 다음 주 출범할 차기 정부의 국방 정책 방향성을 분명히 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방법론으로 추구할 ‘중국 견제’라고 요약할 수 있다. 다양성·평등성·포용성(DEI) 가치를 내세우며 남녀의 생물학적 차이를 부정하는 젠더이데올로기 등 정치적올바름주의 속에 무너진 미군의 재건이기도 하다. 헤그세스는 모두발언을 통해 “억지력 재확립” “공산당이 이끄는 중국의 공세를 억지하기 위해 파트너·동맹국과 함께 일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헤그세스가 북핵 위험성을 거론하면서 북한을 ‘핵보유국’(nuclear power)으로 불러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이는 그간 미 당국자들이 극력 자제해 온 표현이며 핵무기 개발·보유가 허용된 5개국(미·중·러·영·프)을 가리키는 ‘핵무기 국가’(nuclear weapon state)와 차원이 다르다. 총 6차례 핵실험을 감행해 핵탄두 최소 수십기를 보유하고 있을 북한에 대한 현실적 직시와 대응 각오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되지만, 그렇다 해서 트럼프가 북한 비핵화 원칙을 포기했다고 볼 만한 언급 내지 정황은 없다.
2025년 1월 16일 스카이데일리 / 임명신기자
<2> "美 국무 후보자 루비오 '어떤 제재도 북핵 못 막아', 정책 수정 시사???"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 후보자가 15일(현지시간) “대북 정책을 더 폭넓고 매우 진지하게 살펴봐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겨냥해 “북한의 40대 독재자는 평생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며 “핵무기를 그 권력 유지의 보험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실 (어떤 제재 등도) 그가 이(핵무기) 개발 자원을 확보하는 걸 막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는 그동안 제재 일변도였던 미국의 대북 정책을 수정해야 할 필요성을 어느 정도 인정한 것으로 해석될 수 있어 주목된다. 특히 북한이 이미 핵역량을 고도화한 상황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는 현실론에 근거해 비핵화가 아닌 핵 군축 및 동결에 초점을 맞춘 ‘스몰딜(small deal)’로 정책 변화를 염두에 둔 발언일 수도 있어 파장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루비오 후보자는 이날 상원 외교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10년 전만 해도 북한이 극초음속미사일 탄두, 고체연료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개발할 수 있다고 했다면 모두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우리는 현실적으로 이 문제를 바라볼 필요가 있다’는 지적에 이같이 답했다.
2025년 1월 16일 동아일보 /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3> “중국은 초강대국 지위를 얻기 위해 미국에 거짓말을 하고 사기까지 쳤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의 외교안보 정책을 담당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후보자(54·사진)가 15일 상원의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중국을 강도 높게 비판하는 청문회용 모두 발언문을 작성한 사실이 공개됐다.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 갈등이 격화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이 입수한 해당 문건의 일부 내용에 따르면 루비오 후보자는 “중국공산당(CPP)이 세계 질서에 편입됐을 때 미국은 이를 환영했지만 중국은 그 모든 혜택만 누렸을 뿐 의무와 책임은 방기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중국이 초강대국 지위를 획득하기 위해 미국에 거짓말을 하고 사기를 쳤으며 해킹을 했고 훔쳤다(lied, cheated, hacked and stolen)”고 강조했다.
쿠바계인 루비오 후보자는 중국이 ‘미국의 앞마당’ 격인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도 경계했다. 그는 “중국이 중남미에서 (미국을) 이기기 어렵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라고 했다. 또 중남미의 독재자, 마약범, 테러범들이 미국으로의 불법 이민을 조장해 미국에 해를 끼치고 있다고도 주장했다. 플로리다주 상원의원인 루비오 후보자는 미국 의회에서 유명한 대중국 강경파로 꼽힌다.
2025년 1월 16일 동아일보 / 임현석기자